'화석연료 단계적 퇴출' 대신 '화석연료오부터의 에너지전환'으로 용어 변경...완화된 조치 평가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긴 회의 끝에 의미 있는 합의를 이뤄냈다.
유엔 측은 13일(현지시간) 2050년 탄소 넷제로'를 목표로 화석연료로부터의 에너지 전환을 향후 10년 안에 시작·추진한다는 안에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COP28은 당초 12일(현지시간) 폐막 예정이었으나 화석연료 퇴출에 대한 의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며 추가 논의가 진행되었다.
현재 알려진 바에 따르면 COP28 합의문에는 ▲오는 2030년까지 질서있고 공정한 방식으로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을 가속화해 ▲2050년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가 담겼다.
다만 화석연료의 퇴출 대신 전환이라는 절충된 표현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국제사회가 2050년 넷제로 달성을 위해 탈화석연료를 위한 움직임에 합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성과면에서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COP28의 진행 과정에서 산유국들을 비롯해 인도, 중국 등의 국가가 화석연료의 폐지에 적극적으로 반대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예정된 폐막의 직전 일이었던 11일(현지시간) 발표된 '전 지구적 이행점검(GST) 합의문'의 초안이 공개되며 이번에도 합의가 미뤄질 것이라는 우려는 더욱 커졌다.
이날 발표된 초안에는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대신 ▲화석연료의 소비 및 생산 감축이 추가되었고 ▲각국에 화석연료 감축을 포함한 조치 권고가 포함되었다.
즉 강력한 수준의 조치가 아닌 각국의 선택 수준으로, 산유국들과 중국, 인도 등의 지속적인 주장대로 화석연료의 폐지가 아닌 재생에너지 확대에만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었다.
이를 뒷받침하듯 이어 공개된 초안의 세부 내용에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3배 증설 ▲배출 가스 저감 장치가 없는 석탄화력발전소의 신속한 폐기와 신규 허가 제한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 ▲탄소포집 기술(CCS) 확충 ▲2030년까지 메탄 대폭 감축 ▲운송 부문 배출량 감축 가속화 등의 방안이 포함됐다.
이외에도 매탄의 배출량 감축 목표를 비롯해 재생에너지 용량 확충 기준, 목표 용량, 에너지 효율 개선율 등 주요 요소들이 빠지는 등 화석연료 퇴출에 관련한 여러 문구들이 완화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화석연료를 위한 국제사회의 첫 합의가 성사되며 분위기는 반전되고 있다.
물론 기후단체들이 주장한 것처럼 강력하고 신속한 조치가 아니며 표현 또한 완화되었지만 국가 간의 의견 차를 좁히고 탈화석연료에 합의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가진다는 주장이다.
술탄 알 자베르 COP28 의장은 "이번 합의는 역사적인 결과이지만 진정한 성공은 협약 이행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내년에 개최 예정인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는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진행된다. 이집트, UAE에 이어 3년 연속 산유국에서 개최되며 이번 합의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이행 약속이 추가될 수 있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