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기온, 습도 상승하며 바이러스 전파 속도 빨라져...돌연변이 발생 사례도 증가해
남극연구과학위원회(SCAR)는 남대서양 포클랜드 제도에서 죽은 펭귄 35마리에서 치명적인 수준의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발견되었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원들은 죽은 펭귄 중 두 마리에서 채취한 샘플에서 H5N1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포클랜드 제도 정부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성체는 물론 어린 개체들의 폐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젠투 펭귄의 경우 지역 이동이 많지 않아 지역 감염 저장소 역할을 해야 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젠투 펭귄의 폐사는 단순히 단발성에서 그치지 않는다.
먼저 영향을 받는 건 생물다양성이다.
생물다양성은 지구 상의 모든 생명의 안전망 역할을 하는 만큼 젠투 펭귄의 급감은 지역 생태계 균형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H5N1은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로, 높은 치사율과 전염력으로 과거에도 큰 피해를 냈었다.
또한 해당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물범, 물개에게도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지며 문제가 점점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남극 물범, 물개의 조류인플루엔자 감염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달 초, 처음으로 남극에서 코끼리물범과 물개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이미 이로 인해 코끼리물범 약 20마리가 폐사했으며 다른 물개들도 기침, 재채기, 콧물과 같은 호흡기 증상이 관찰되었다.
이전까지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았던 만큼 면역력이 없는 생물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해당 현상을 확인한 APHA 인플루엔자·조류바이러스학팀은 "가장 우려해야 하는 것은 포유류에 대한 적응형 돌연변이이 발생이다"라며 "이번 샘플에서는 확인 되지 않았으나 충분히 경계하며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같은 인플루엔자가 기후변화와 맞물리며 추후 향토병화(化) 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기후변화와 산림 벌채 등은 이미 바이러스 전파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구 온난화는 기온과 습도가 상승해 전파 속도를 기존보다 빠르게 만든다.
이에 더해 모기와 같은 흡혈 곤충 개체 수 증가 및 동식물의 서식지 변화도 감염 경로 추가로 이어진다.
대표적으로 열대성 질환을 전파시키는 흰줄숲모기는 기후변화로 유럽 내 서식지가 확산되며 말라리아, 웨스트나일열 환자가 급증한 바 있다.
이처럼 이번 조류 인플루엔자도 일시적인 현상에서 그치지 않고 풍토병화 될 우려도 커지는 것.
전문가들은 "이번에 젠투 펭귄에서 발견된 조류 인플루엔자를 포함해 극지방의 동식물에서 이전과 다른 바이러스 발견이 늘어나고 있다"며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만큼 작은 신호에도 지속적인 관찰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정수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