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의 개발도상국이 기후위기 대응을 할 수 없는 재정적 상황에 처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보스턴대학교 글로벌 개발 정책 센터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정기 회의를 앞두고 '친환경 및 포괄적 복구를 위한 부채 탕감(DRGR)'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올해 개발도상국들이 상환해야 하는 부채 규모는 4000억달러에 달한다"며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의 부채와 높은 이자율, 향후 2030년까지 낮은 성장 전망 등 투자 동원 능력을 저해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우려했다.
국제사회가 설정한 파리협정 1.5도 목표 도달에 필요한 수준만큼의 기후 투자를 늘릴 경우 5년 내 IMF가 정의하는 파산 기준에 도달할 위기에 처한 국가는 66개 개도국 가운데 47개국에 달했다.
47개국을 제외한 나머지 19개국도 추가적인 재정 지원 없이는 기후 대응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부분의 개도국들이 기후대응을 할 재정적 능력이 부족하기에 재정적 위험에 처한 국가를 대상으로 ▲자금조달을 통해 부채를 탕감해 주거나 ▲신용 보강 ▲일시적 부채 상환 유예 ▲IMF 부채 지속가능성 기준 변경을 통한 자금 지원 ▲선진국들의 기후지원 등의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위험에 처한 국가들을 대상으로는 공공, 다자간 기관 채권은 재무 건전성과 신용등급을 유지하며 상환 가능한 수준으로 부채를 감면해 줄 것을 연구진은 제안했다. 이러한 조치를 통해 부채가 늘어나는 것을 막고 기후위기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비교적 재정적 심각성이 덜한 국가들에게는 신용 강화, 일시 상환 유예 등을 통해 유동성을 유지하고 재정을 확보해 기후 대응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빠르게 개도국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추후 국제사회가 치러야 할 대가는 엄청난 수준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보고서에 참여한 케빈 갤러거 보스턴대 글로벌개발정책센터 소장은 "현재의 부채를 고려하면 그런 종류의 자금 조달을 동원하려할 경우 파산에 준하는 부채난에 처할 것"이라며 더 많은 자금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IMF와 세계은행의 연례회의는 오는 25일부터 27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된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