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됐다.
이미 20일 제주지역에서는 이른 새벽부터 비가 내리며 장마의 시작을 알렸으며 중부지방도 6월 마지막 주말은 비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동아시아 여름 몬순(Monsoon) 현상의 일종인 장마는 북태평양고기압과 오호츠크해기단에 극기단, 대륙성 기단, 열대 몬순 기압골 등의 영향을 받아 발생한다.
한국과 비슷한 곳에 위치한 일본과 중국 역시 장마가 존재한다.
6월 중하순부터 한 달간 같은 구조로 장기간, 한반도 전 지역에 걸쳐 비가 쏟아지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이런 장마가 기후변화를 상징하는 현상으로 변모했다.
최근 몇 년간 장마 기간 동안 쏟아진 비의 양과 형태를 분석해 보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하는 '스콜'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장마와 달리 스콜은 국지성 호우, 즉 단 기간에 특정 지역에 강우전선이 몰리며 집중적으로 비가 쏟아진다. 소규모 지역에 강수량이 집중되는 만큼 지반이 약한 곳에서는 큰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실제 큰 재산피해와 인명피해가 발생한 2020년과 2022년 장마는 더 스콜과 유사한 형태를 보였다.
이중에서도 2020년은 무려 54일에 걸친, 역대 가장 긴 장마이자 경기 남부, 충청도에서 불규칙적으로 발생한 이상현상이기도 했다. 당시 추산된 재산피해 규모만 해도 1조2585억원이었다.
지난 2022년에 발생한 장마 역시 평년과 다른 형태를 띤 장마에 지자체에서는 제때 대비를 하지 못해 지하철, 도로, 건물은 물론 차량까지도 침수되었다.
이후 시민들에게도 장마는 더 이상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현상이 아닌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본격적으로 중부지방에 장마 시작된다는 예보가 전해진 27일, SNS에는 장마와 관련된 글들이 연달아 올라왔다. 주목할 점은 이전보다 장마로 인한 수해 예방을 위한 게시글의 수가 더 늘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SNS에서는 올해 초부터 엘니뇨의 영향으로 역대 가장 긴 장마를 다시 경신할 것이란 추측이 연달아 나왔던 만큼 장마를 앞둔 현재 시민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시 동작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임민경(여, 27세)씨는 "직장이 강남에 있어 2022년 장마철에 침수를 겪었다"며 "올해 장마는 한달이 넘게 이어진다는 소식에 우비와 레인부츠를 새로 구매했지만 여전히 대비가 부족할까 걱정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가 심화되며 기상학적 견해의 장마 형태도 변화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현재 한반도의 장마는 이전보다 불안정한 상태인 만큼 신속한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정수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