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이번엔 '조용한 휴가'가 퍼진다...기업들은 워라밸 확보 경쟁
[글로벌 트렌드] 이번엔 '조용한 휴가'가 퍼진다...기업들은 워라밸 확보 경쟁
  • 정수성 기자 jungfran@dailyenews.co.kr
  • 승인 2024.07.03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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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해외 MZ세대 사이에서 조용한 휴가가 새로운 근로 관련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pixabay)

코로나 펜데믹 시기 MZ세대 직장인 사이에서 확산된 '조용한 해고(Quiet quitting)'와 지난해 이슈가 된 '레이지걸잡(게으른 소녀 직업, Lazy Girl Job)'에 이어 이번에는 '조용한 휴가(Quiet vacationing)'가 화제가 되고 있다.

조용한 휴가란 자신의 휴식을 회사에 알리지 않는 행동을 이르는 말로, 일반적인 휴가와는 다른 방식의 행동이다.

가장 큰 차이점은 정식으로 회사에 보고를 하지 않으며 근무 시간 중에 휴식을 취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는 원격근무를 진행하는 회사 근로자가 집이나 사무공간이 아닌 여행지에서 일을 하는 것이 있다.

다만 이는 개발자와 같은 IT업계, 전문직종 등 사무실 출근 형태가 아닌 재택근무를 유지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사무직종처럼 작은 범위 내에서의 조용한 휴가는 좀 더 소극적 행동으로 표현된다. 메신저 상에서 업무상태를 표시하기 위해 마우스를 움직이거나 이메일을 예약전송하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여론조사기업 해리스폴은 지난 4월 미국내 직장인 11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밀레니얼 세대 근로자 중 37%는 상사나 고용주에게 알리지 않고 휴식을 취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용한 휴가는 레이지걸잡과 조용한 해고 두 가지 형태의 중간 단계로 볼 수 있다. (사진=pxiabay)

이같은 현상은 사실 처음 관측되는 것이 아니다.

가장 처음 이슈가 된 건 코로나 펜데믹 시기의 조용한 사직(해고)였다. 이는 회사 내에서 자신의 업무만을 소극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의미했다. 

이어 등장한 것이 레이지걸잡이었다. 레이지걸잡은 초과근무 없이 당일 업무가 끝나면 로그아웃(퇴근)할 수 있는 직업을 뜻하는 것으로, 앞서 등장한 조용한 해고가 보다 발전한 형태였다.

직업 자체에 적용되는 레이지걸잡과 업무 환경을 조율하고자 하는 조용한 해고, 두 가지 개념의 중간 수준이 조용한 휴가다. 

근로자 스스로 휴식을 도입해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을 맞추고자 하는 것이다.

조용한 휴가를 포함한 직장 관련 이슈들은 극단적인 취업난 속에서 스스로 워라밸을 확보해 장기적으로 근무하기 위한 시도로 분석된다. (사진=pixabay)

이는 극단적인 취업난 속에서 스스로 워라밸을 확보해 장기적으로 근무하기 위한 시도로도 해석된다.

앞서 설문조사를 진행한 해르스폴의 추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직장인 56%가 휴가나 휴일 중 업무 관련 전화나 미팅을 경험한 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개인의 유급휴가를 침해받는 것 대신 조용한 휴가로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고자 하는 심리인 셈이다.

여기에 더해 개인의 연차 사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조용한 휴가를 확산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여전히 회사나 담당 업무에 따라 휴가 시기를 개인이 정할 수 없는 경우가 많고 근로자가 매우 열심히, 때로는 과중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이 사회 전반적으로 퍼져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회사와 관리자, 근로자 간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결과"라며 "원격근무 가이드라인과 업무 목표 설정 등이 조용한 휴가를 잠식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워라밸이 가지는 의미가 점차 커져감에 따라 일부 기업들은 코로나19가 사실상 종식된 현재도 다양한 업무 형태를 지원하고 있다.

일례로 한샘은 직무별 업무환경에 적합한 근무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내근직의 경우 선택적 근로제를 도입해 개인의 업무 스타일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다.

삼성전기 역시 근로자의 일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고려한 휴가제를 마련했다. 이외에도 삼성전기는 복리후생 항목을 개인의 스타일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의류, 식료품, 스포츠센터 등 다분화해 지원하고 있다. 

[데일리e뉴스= 정수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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