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실물 이전 시행 한 달, 연금자산 머니무브 가속화
퇴직연금 실물 이전 시행 한 달, 연금자산 머니무브 가속화
  • 장미란 기자 pressmr@dailyenews.co.kr
  • 승인 2024.12.02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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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 도입 후 5대 은행에 954억원 순유입
은행 ‘안전성’ 강조 vs 증권사 ‘투자하는 연금’ 마케팅 강화
(사진=pixabay)
(사진=pixabay)

퇴직연금 실물 이전 서비스 시행으로 연금자산의 머니무브가 가속화되고 있다. 퇴직연금 ‘갈아타기’가 가능해지며 당초 은행권에서 증권사로 연금자산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서비스 시행 한 달 만에 주요 시중은행으로 1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자산 시장을 잡기 위한 증권사들의 발 빠른 행보로 증권사로의 퇴직연금 유입도 이어지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가 도입된 지난 10월 말부터 지난달 28일까지 실물 이전을 통해 954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 기간 다른 금융기관으로 4750억원의 퇴직연금이 넘어갔으나 5704억원을 새로 유치하면서 1000억원에 가까운 순유입을 거뒀다. 

퇴직연금 실물 이전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다른 금융사의 계좌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로 10월 31일 시행됐다. 

기존에는 주식·펀드 등 퇴직연금 상품을 해지하고 현금화한 뒤 이전한 금융회사에서 새롭게 상품을 매매해야 했지만, 가지고 있는 퇴직연금 상품 그대로 원하는 금융회사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된 것. 

이에 40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금융권의 마케팅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사진=신한은행)

고객을 지켜야 하는 은행권은 광고모델을 전면에 내세운 퇴직연금 광고를 새롭게 공개하는 등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였다. 

신한은행은 배우 이정하와 가수 윤종신이 모델로 출연한 퇴직연금 광고를 선보이며, 신한은행 퇴직연금의 장점인 ‘안전성’을 알렸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그룹 광고모델 아이유가 등장하는 ‘퇴직연금의 A to Z, 우리 연금프렌즈’ 광고로 퇴직연금에 대한 세대별 다양한 고민과 궁금증을 풀어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 연금프렌즈는 어렵고 복잡한 퇴직연금에 확실한 답을 주는 퇴직연금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KB국민은행은 퇴직연금 실물 이전 서비스 시행을 기념해 오는 20일까지 대고객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5대 은행의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잔액은 한 달 새 1조7000억원가량 늘었다. 이들 은행의 퇴직연금 합산 잔액은 10월 말 179조1077억원에서 지난달 28일 180조8028억원으로 1조6951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이 보유한 퇴직연금 계좌 수도 총 695만2298개에서 700만8180개로 5만5000개가량 늘었다. 

(사진=우리은행)

증권사들도 광고 캠페인과 이벤트로 고객 확보에 나섰다. 은행이 ‘안전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증권사는 다양한 금융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투자하는 연금’을 강조, 성과를 거뒀다. 

미래에셋증권은 개인연금, 개인퇴직연금(IRP), DC(확정기여형) 유잔고 계좌 수가 유잔고 계좌 수가 지난달 21일 기준 100만 계좌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의 연금 자산은 지난 2016년 말 기준 8조6000억원에서 올해 40조원을 넘어서며 8년 만에 약 5배 증가했다. 지난 10월에는 IRP 적립금이 10조원을 돌파하며 개인연금과 DC, IRP의 각 적립금이 모두 10조원을 넘는 이른바 ‘연금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기도 했다.

유잔고 고객 100만계좌 달성의 근간은 연금고객의 성공적 자산 운용과 평안한 노후에 기여하는데 초점을 맞춘 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게 미래에셋증권의 설명이다. 

장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고객 성향에 맞는 맞춤형 상품과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들이 성공적으로 자산을 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세무, 노무, 계리 등 영역별 다수의 전문가를 보유한 연금조직의 컨설팅 역량을 통해 고객의 평안한 노후에 기여하겠다는 전략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는 것. 

정효영 미래에셋증권 연금컨설팅본부장은 “글로벌 우량자산에 분산 투자한 결과 국내 주식시장이 수년째 정체돼 있음에도 연금고객의 수익률은 양호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자산 배분에 기초한 안정적인 투자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장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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