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20개국 경제단체 95%, '기업환경 비관적' 응답
여행·숙박 등 호스피털리티 산업 코로나19로 큰 타격
[데일리e뉴스= 이승윤 기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수준으로 퍼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전 세계 경기침체가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개 회원국 경제단체 대다수가 코로나19가 6월에 억제돼도 경제회복까지 1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이에 단기적 경기 부양을 위해 유동성 확대 조치 연장, 세금 및 부채 납부 추가적 유예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2020년 OECD 산하 경제자문위(OECD·BIAC) 이사회와 정기총회를 통해 발표된 '2020 경제정책설문'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경제정책설문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GDP의 73%를 차지하는 OECD 20개 회원국 경제단체들 95%가 글로벌 기업환경 전반에 대해 '나쁘거나 매우 나쁘다'라고 인식했다. 전년 대비 79% 큰 폭으로 늘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기업환경 전망을 비관적으로 내다본 것이 배경이다.
이 수치는 전 세계적 호황기를 누리던 2017년 8%와 비교해 약 12배 증가한 수치다. 유로존 경기 체감지수가 94.6점(3월)→65.8점(4월)으로 미국의 종합생산 PMI가 40.9점(3월)→27.4점(4월)으로 급락하는 등 경기 신뢰도 지수가 급락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고 BIAC는 설명했다.
비관적 시각은 각국 수출의 급격한 감소를 전망한다는 응답이 55%, 투자부문에 있어 급격한 감소를 전망한다는 응답이 75%로 수출과 투자의 급격한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예측에 기인했다.
설문에 참여한 경제단체의 75%는 코로나19가 몰고 온 경제 위기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시기보다 심각할 것으로 봤다. '코로나19의 세계 경제 영향력 예상 기간'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 여파가 12개월 이상 지속할 것으로 본다는 응답이 55%를 차지했다. 6개월 이내에 부정적 영향이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은 10%에 불과했다.
◆ 산업별 영향 격차 존재··· 숙박·여행 산업 큰 타격
보고서는 산업별 영향에는 격차가 존재할 것으로 봤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되는 3개 분야에 대해 응답자들은 숙박, 여행 등 호스피털리티(hospitality) 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만장일치로 전망했고 이어 교통산업(65%), 무역 등 상거래(38%), 미디어 및 문화산업(23%) 건설 산업(20%) 순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경제침체 대응을 위해 각국에서 가장 많이 시행된 단기적 경제정책은 공공기관 연대보증(85%), 납세, 사회보장기여금 납부 및 채무 변제 유예(85%), 코로나 억제 관련 지출 확대(85%)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 유동성 확대 추가 조치·세금 납부 등 관련 정책 지원 필요
보고서는 OECD 회원국 경제단체들이 단기적 경기 부양을 위해서 추가로 유동성 확대 조치 연장, 세금 및 부채 납부 추가적 유예, 고용 관련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구조개혁과 관련해서는 지난 1년간 자국 내 개혁의 강도가 '보통이거나 느린 수준'이라는 응답이 79%로, 한층 강력한 구조개혁에 대한 필요성이 제시됐다. 구조개혁을 저해하는 요소로는 '정치적 의지나 리더십의 부족(1위, 32%)'이 가장 큰 것으로 이어서 '정치적 일관성의 부족(2위, 16%)'이 꼽혔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단기적 경기부양책과 함께 장기적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구조개혁으로 경제 체질을 재정비하는 국가가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이라며 "한국경제가 코로나 이후 세계 경제 선두대열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그간 지적돼왔던 성장 저해요소를 과감히 타파하고 기업환경 개선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동시에 한국경제가 자유무역을 통해 성장한 만큼 보호주의 확산에 대처하기 위해 국제사회에서도 목소리를 계속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