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76조원 투입··· "선도형 경제로의 전환에 속도 낼 것"
[데일리e뉴스= 전수영 기자] 정부가 35조3000억원 규모의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했다.
이번 추경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많은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추경이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위기에 처한 기업과 상인들이 버틸 수 있도록 유동성을 지원하고, 고용 충격에 대응하는 한편, 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재원을 담았다. 앞으로 5년간 76조원을 쏟아붓는다.
정부는 3일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경제위기 조기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제3회 추경안'을 확정하고, 4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추경안은 우리 경제가 코로나19에서 시작된 미증유의 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선도형 경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추경은 2000년 금융위기 때인 28조4000억원을 상회하는 역대 가장 큰 규모다. 외환위기 이후 1998년 13조9000억원도 넘어선다.
앞서 정부는 1차 추경 11조7000억원과 2차 추경 12조2000억원에 이번 3차 추경까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패키지로 약 270조원의 지출한다. 이는 올해 국내 총생산(GDP) 정부 추정치의 14%에 달한다.
정부가 3차 추경을 편성한 것은 1972년 이후 처음이다.
추경 재원의 30%인 10조1000억원은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조달했고, 1조4000억원은 근로복지진흥기금 등 8개 기금의 여유재원을 통해 충당했다. 나머지 23조8000억원은 적가국채 발생으로 충당한다.
이번 추경안은 세출 확대분 23조9000억원,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한 세입 경정분 11조4000억원으로 구성된다.
세입 경정분은 코로나19로 인한 올해 경상 성장률 하락(3.8%→0.6%)과 세부 부족을 감안해 세수 감소분 보전을 위해 11조4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세출확대분 23조9000억원은 위기기업·일자리를 지키는 금융지원(5조원), 고용·사회안전망 확충(9조4000억원), 내수·수출·지역경제 활성화(3조7000억원), K-방역산업 육성과 재난대응시스템 고도화(2조5000억원)에 각각 투입한다.
세부적으로는 소상공인, 중소·중견기업, 주력산업·기업에 대한 긴급유동성 공급을 위해 시행 중인 135조원 규모의 금융안정지원 패키지 대책 중 한국은행과 금융권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한 53조원을 제외한 82조원의 유동성 공급을 뒷받침할 재원을 5조원 담았다.
산업은행·수출입은행·기업은행·보증기관 등에 대한 출자·출연·보증 방식으로 1조9300억원을, 주력산업·기업에 대한 긴급유동성 42조원 공급을 위해 3조1000억원을 투입한다.
고용안정특별대책에 8조9000억원을 투입한다. 비대면 디지털 일자리 등 55만 개+α의 직접일자리를 만드는 데 3조6000억원, 실업자에 대한 고용보험 구직급여 확대에 3조5000억원을 쓴다.
무급휴직 등으로 고용을 유지한 기업에 고용유지지원금 확대에 9000억원, 특수고용직 등 고용보험 사각지대 지원을 위해 신설한 긴급고용안정지원금 6000억원을 각각 투입힌다.
하반기 소비 확대를 통한 경기 회복을 위해 국민 10명 중 3명꼴인 1600만 명에 농수산물과 외식, 숙박, 공연, 영화, 관광 등 8대 분야에 할인쿠폰을 1684억원어치를 지급한다.
지역사랑 상품권을 6조원에서 9조원으로 3조원 화대하고, 1조원가량의 올해 본예산 미발행분도 10% 할인율을 적용한다. 이를 위해 3177억원을 투입한다.
가전제품 소비 확대를 위해 구매액의 10%를 30만원 한도에서 환급해 주는 ‘고효율 가전 환급’ 대상 품목에 의류건조기를 추가하고, 관련 예산을 3000억원 확대한다.
200억원을 들여 우리나라로 유턴하는 기업에 대한 전용 보조금을 신설해 투자활성화에 나서고, 수출회복을 위해 수출기업에 긴급유동성을 공급하는 무역보험공사에 3271억원을 출연한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후화한 사회간접자본(SOC) 안전보강을 위해 5525억원을 투입한다.
방역산업 육성과 시스템 보강을 위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에 1115억원을 배정했다. 경영난을 겪는 의료기과 자금융자에 4000억원, 의료용보호구 772만 개와 인공호흡기 300대 등을 비축하기 위해 2009억원, 음압병상 120병상 확대에 300억원을 사용한다.
향후 5년간 76조원을 투입하는 '한국판 뉴딜'에 대한 투자도 시작한다.
디지털 뉴딜에 2조7000억원, 그린뉴딜에 1조4000억원, 고용 안정망 강화에 1조원 등 연내 5조1000억원을 투입한다.
전국 약 20만 개 초·중·고 교실에 와이파이망을 구축하고, 내용연수 초과 노트북 20만 대를 교체한다.
건강 취약계층 또는 당뇨·고혈압 등 경증 만성질환자 8만 명을 대상으로 웨어러블이나 모바일기기를 활용한 원격건강관리를 시작한다.
중소기업도 재택근무가 가능하도록 2880억원을 들여 8만 곳에 원격근무 시스템 솔루션 이용에 쓸 수 있는 바우처를 지원하고 SOC 디지털화에 4800억원을 쓴다.
2352억원을 들여 노후 공공임대주택 1만 호와 어린이집 529곳, 보건소·의료기관·학교 612곳 등에 고효율 단열재를 설치하고, 환기 시스템을 보강해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3000억원을 들여 산업단지와 주택, 건물, 농촌에 태양광발전시설 보급을 위한 융자 지원을 확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