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주)LG 대표, LG사이언스파크 방문해 "과감한 도전" 강조
신동빈 롯데 회장 "디지털전환 가속화해야"··· 디지털전환 역설
[데일리e뉴스= 이승윤 기자]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자 직접 나서 위기 극복을 위한 메시지를 내놓고 한편 코로나19 극복 이후 다가올 상황인 이른바 '포스트 코로나' 대응 체제로의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직접 현장경영을 통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스마트팩토리 등 혁신기술을 앞서 준비하기 위해 연구개발(R&D)과 투자를 강조했다.
코로나19가 다소 진정되자 기업 총수들이 현장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워진 경영의 정상화를 위해 힘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현장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 경기도 수원시의 삼성종합기술원 등을 방문해 생산라인 점검부터 임직원들과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양자컴퓨팅 기술, 반도체·디스플레이·전지와 같은 선행 기술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
지난 5월에는 해외 사업장 점검을 위해 중국 시안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영향과 대책에 대한 논의와 함께 임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현장에서 "시간이 없다. 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며 위기 대응과 미래 도전을 주문했다.
이 부회장의 적극적인 현장경영과 함께 삼성은 주력 사업인 반도체에 대한 많은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 경기도 평택사업장에 약 18조원을 투자해 극자외선(EUV)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생산라인과 차세대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계획을 잇달아 발표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평택 EUV 파운드리 투자 발표 당시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 투자를 멈춰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변경에 관련한 경영권 승계 의혹으로 불거진 '사법 리스크'로 인해 이 부회장은 전처럼 활발하지는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9일 구속영장 심사에서는 영장이 기각돼 경영 공백은 면했지만, 이 부회장 측이 제기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수사 타당성 결론, 재판 장기화 등 해결해야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데일리e뉴스와의 통화에서 "검찰 이슈와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이 부회장의 현장 경영이 가속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부분들이 정리된 이후에나 이전처럼 정상적인 현장경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점쳤다.
지주회사 대표로 취임한 이후에도 조용한 행보를 해왔던 구광모 (주)LG 대표도 지난달 2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포스트 코로나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취임 후 첫 현장경영으로 코로나19 여파와 미·중 갈등 격화 등 경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직접 미래 먹거리를 챙기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구 대표는 현장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과 인공지능(AI) 추진 전략과 현황, 우수 인재 확보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구 대표는 앞선 기술 확보를 위해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 대표는 "무엇도 하지 않는 것, 과감하게 도전하는 않는 것이 '실패'라고 볼 수 있다"며 "사이언스파크만의 과감한 도전의 문화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디지털트렌스포메이션과 AI와 같은 기술을 앞서 준비하고자 하는 구 대표의 의지가 표출된 대목이다.
구 대표의 현장경영은 하반기에도 지속해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LG그룹 관계자는 데일리e뉴스와의 통화에서 "일정에 맞춰 현장방문은 지속해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재계 5위인 롯데의 지난 신동빈 회장은 지난 3일 경기도 안성의 롯데칠성음료 '스마트팩토리'를 방문해 공장 운영과 스마트팩토리 구축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전체 시설을 점검하며 현장경영의 시동을 걸었다.
신 회장은 현장에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디지털전환의 범위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디지털전환을 가속화 해야 한다"며 선제적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롯데는 안성 공장을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에 기반한 디지털전환 전략을 통해 미래형 음료 공장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안성 공장에 신규 증설되는 라인에 대해 스마트 시스템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신 회장의 현장경영은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데일리e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나와 있지는 않지만, 하반기에도 지속해서 현장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전부터 디지털전환에 대해 신 회장이 강조헀고 투자도 지속해서 진행하고 있었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그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앞으로 식품을 포함해 유통, 건설, 금융 등 계열사에 대한 디지털전환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