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차 더 벌어지는 상황 속 누가 CJ를 추격하느냐도 관건
코로나19로 시장 더욱 커져··· 식품업계, 무한경쟁 돌입
[데일리e뉴스= 김지원 기자] HMR(Home Meal Replacment) 시장에서 강자로 꼽혔던 오뚜기가 CJ에 수위 자리를 내주는 등 CJ의 성장이 눈에 띈다. 지난해 CJ는 '햇반'과 '비비고'를 앞세워 이미 절반 이상의 시장을 점유했다.
데일리e뉴스가 2012년부터 2019년까지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식품산업통계정보 중 품목별 POS 소매점 매출액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즉석섭취조리식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9774억원으로 통계를 시작한 2012년 3662억원 대비 166.9% 증가했다.
2012년 즉석섭취조리식품 시장은 CJ(37.7%, 1382억원)와 오뚜기(31.5%, 1153억원)가 양분했다. 뒤를 이어 동원F&B(9.8%, 358억원), 스토어 브랜드(4.6%, 159억원), 대상(3.8%, 140억원), 농심(2.4%, 88억원)이 뒤를 이었다. 기타 브랜드는 371억원으로 10.1%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듬해인 2013년에는 CJ와 오뚜기의 시장 점유율이 바뀌었다. CJ는 1275억원(34.2%)을 올렸고 오뚜기는 1342억원(36.3%)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동원F&B, 스토어 브랜드는 매출액이 줄어들었지만 대상과 농심은 매출을 늘리며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오뚜기의 선전은 2014년에도 이어졌다. 오뚜기는 1468억원을 올렸고 CJ는 1253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오뚜기의 1위는 단 두 해에 그쳤다. 2015년 CJ는 매출액 1602억원을 기록하며 1599억원에 그친 오뚜기를 간발의 차로 따돌리고 1위를 탈환했다. 이때부터 CJ의 독주가 시작됐다.
2016년 CJ 2319억원·오뚜기 1923억원, 2017년 CJ 3289억원·오뚜기 2190억원, 2018년 CJ 4472억원·오뚜기 2416억원, 2019년 CJ 5242억원·오뚜기 2440억원으로 CJ의 매출성장률이 오뚜기의 성장률을 크게 앞섰다.
2019년 시장점유율은 CJ 53.6%, 오뚜기 25.0%, 동원F&B 6.6%, 스토어 브랜드 5.3%, 그리고 2015년 시장에 뛰어든 풀무원이 1.7%를 차지하며 농심(1.2%)을 제쳤다. 기타 브랜드는 4.5%를 기록했다.
이 같은 순위 변동은 매출 비중이 가장 큰 가공밥 부문에서 CJ의 햇반이 오뚜기의 오뚜기밥을 크게 누른 것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즉석밥=햇반'이란 인식이 자리 잡은 상황에서 오뚜기의 추격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죽류와 국탕찌게류, 즉석국 등에서도 CJ는 비비고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캠핑 등 야외 홛동이 늘어나면서 즉석섭취조리식품 소비도 커지고 있어 CJ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느냐도 이 시장의 관심사로 올라섰다. 다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야외 활동이 추춤하고 있다.
하지만 외식이 크게 줄어들었고 그 자리의 일부를 HMR이 대체하면서 식품업계는 더욱 커진 즉석섭취조리식품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신상품을 지속해서 출시하며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