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우림 국가들이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열대우림의 보호와 복원을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구할 전망이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가입국이 모여 기후 위기에 관해 논의하는 COP28은 오는 30일(현지시간)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다. 최근 이를 앞두고 열대우림 국가들은 브라질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협정을 채택해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자금 지원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의 숲을 위한 연대'로 불리는 이번 협정문은 세계 최대 열대우림 보유국인 브라질이 주도,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등 열대우림 12개국이 참여했다.
해당 국가들은 이번 협정문을 통해 국제사회에 연대하여 열대우림 보존을 위한 기금 마련을 국제사회에 요구할 예정이다.
안드레 코레아 도 라고 브라질 기후 담당 외교관은 이번 협정에 대해 "전 세계 열대우림 보존을 돕기 위한 기금을 80개국에 조성하기 위한 개념적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림 보호는 이미 대기 중에 있는 추가적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보다 온실가스의 추가 배출을 일차적으로 막는 효과가 있다"며 기금 규모에 대해서는 "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 역시 "남은 숲을 제대로 보존하기 위해서는 기금이 투입되어야 한다"며 선진국의 지원 요청을 했다.
룰라 대통령은 올해 초 재집권한 후 전임 대통령 시절 급장한 아마존 벌채 줄이기에 적극 나선 인물이다. 실제 올해 산림 벌채는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절단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이같은 행보로 환경 대통령이란 호칭을 얻은 룰라 대통령 시기에 진행되는 만큼 이번 협정은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다.
다만 브라질을 비롯한 열대우림 국가들이 요구하는 기금 마련에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처음 논의된 지 30여년만인 작년 11월 이집트에서 열린 COP27에서 합의에 이른 손실과 피해 기금을 놓고도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을 두고 아직까지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봅스 훅스트라 EU 기후행동 담당 집행위원은 최근 “1992년 당시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분류가 이번 기금의 분류 기준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능력이 있는 국가가 지불해야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봅스 위원은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기에 능력이 되는 국가들은 모두 참여해야 한다"며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거대국들을 더는 제외시켜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1992년 당시 개도국으로 분류됐으나 이후 막대한 경제성장을 이룬 중국, 우리나라 등이 경제적 능력을 갖춘 만큼 기여국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분류 기준상 개도국에 포함되어 수혜 대상이었던 중국은 이후 6000%의 경제 발전을 이루며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으로 성장했다.
이번 COP28에서는 지난해 합의에 이루지 못한 ▲기금 조달 방안 ▲강제성 여부 ▲자금 규모 ▲기금마련국과 수혜국 등 기금 관련 세부사항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손실과 피해 기금 등 자금 마련을 두고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보상'을 요구해온 개도국들과 보상 대신 공식적 책임 인정 및 보상 대신 '자발적 선의'를 강조해온 선진국들은 지속적으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달 초 열린 '기후 손실과 피해 기금’ 준비위원회 5차 회의에서도 일부 세부 조항에 대한 합의안이 마련됐으나 강제성이나 구체적 자금 마련은 또다시 빠지며 일부에서는 비판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와함께 최근 미국과 중국은 이번 COP28에 각각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불참을 발표, 이번 회담에서 별다른 합의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