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현대·기아자동차가 쌍용자동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를 점점 벌리고 있다. 이는 쌍용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의 판매가 특정 모델에만 한정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지난 9월 국내에서 6만7080대를 판매했으며 기아차는 5만1211대를 팔았다. 두 회사의 판매량은 11만8291대다.
반면 9월 쌍용차는 8288대, 한국지엠 6097대, 르노삼성 5934대 등 총 2만319대에 그쳤다.
현대·기아차와 나머지 3사의 판매량은 베스테 셀링카 모델의 개수에서 차이가 났다.
현대는 승용 부문에서 그랜저(1만1590대), 아반떼(9136대), 쏘나타(4589대)가 많이 팔렸고 RV 부문에서는 팰리세이드(5069대), 싼타페(4520대), 코나(3109대)가 3000대 이상 판매됐다.
기아차도 이와 비슷하다. 승용 부문에서는 K5만이 7485대가 팔리며 월간 판매량 3000대를 훌쩍 넘었지만 모닝 2437대, K7 2344대, 레이 2294대 등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RV 부문에서도 카니발이 1만130대가 판매되며 월간 1만 대 판매를 넘어섰으며 쏘렌토가 9151대로 실적을 이끌었다. 여기에 셀토스도 3882대가 팔리며 카니발과 쏘렌토를 뒷받침했다.
그러나 쌍용차는 9월에 렉스턴 스포츠를 3000대 팔았을 뿐 티볼리(1905대), 코란도(1792대), G4 렉스턴(1511대) 모두 월간 판매량이 2000대에 미치지 못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베스트셀링카인 티볼리도 경쟁사 소형 SUV에 시장을 조금씩 빼앗기면서 해당 세그먼트 시장에서 뒤처지고 있다.
결국 SUV만 제작하고 있는 쌍용차 상황을 고려하면 대형 모델인 렉스턴 스포츠와 함께 시장을 이끌 다른 세그먼트 모델이 없을 경우 판매량을 높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지엠도 경차인 스파크가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지만 중형 모델인 말리부의 판매량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더욱이 대형 모델이 없어 승용 부문의 판매량 상승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소형 SUV인 트레일블레이저의 판매량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꾸준한 판매량을 보였던 트랙스의 판매량이 하락하면서 트레일블레이저가 트랙스의 판매량을 빼앗는 모양새다. 그나마 트레일블레이저의 판매량이 기존 트랙스의 판매량보다 많아 트랙스의 감소량을 메우고 있다.
QM6와 XM3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르노삼성도 비슷한 처지다.
QM6는 올해 9월까진 3만4088대가 팔리며 전년 동기 대비 14.9% 신장하며 베스트셀링카 반열에 올랐다.
XM3 또한 9월까지 2만7607대가 판매돼 월평균 3000대가 넘는 판매량을 보이고 있어 르노삼성의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세단과 르노 브랜드 차량이 국내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보이지 못하고 있어 탄력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로운 세그먼트의 모델이 출시되지 않을 경우 치열한 경쟁에서 판매량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모든 세그먼트의 모델을 갖춘 현대·기아차의 독주는 당연한 것이지만 다른 업체들이 다양한 차량을 내놓지 못한다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은 줄어들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최경민 기자]